“저희는 항상 진심이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 뜨개질을 좋아한 진영과 집에 공장처럼 비즈를 잔뜩 쌓아두던 수미는 대학교 플리마켓에 함께 나간 것을 시작으로 비즈/뜨개 제품을 판매하는 포근반짝 브랜드를 시작했다. 현재 진영은 영화 제작 일을 주로 하고, 포근반짝과 유튜브 개인 채널 운영을 겸하고 있다. 수미는 마케팅 관련 일들을 접해왔고 포근반짝 운영에 그 경험을 활용해왔다. 흥미로운 점은 둘은 운영에 매진하여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포근반짝을 시즌제로 계획했던 것도 다른 일들과 겸하면서 오랜 시간 포근반짝을 ‘존버’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방식과 태도에 맞추려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시간과 궤적을 그려가는 수미와 진영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
두 분 다 최근에 대학교 학기를 마치셨다고 들었어요. 요즘 어떤 일을 하면서 지내고 계신가요? 포근반짝이 본업인가요?
진영 네. 지난 학기가 마지막 학기였어요. 현재는 제작 지원 받아서 영화를 만들고 있어요. 저는 4job이 꿈이에요. 미래를 계획해 보면 크게는 영화 제작, 부수적으로 요가 강사와 포근반짝을 하고 싶고 다른 하나는 고민 중이에요. 포근반짝을 시즌제로 생각했던 이유는 시즌제면 언니나 제가 나중에 뭘 하든 계속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프로젝트로 일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한 3-4개월은 바쁘게 인생이 없는 것처럼 살고 일 년에 한두 달 정도는 푹 쉬는 게 좋더라고요. 또 무조건 그냥 쉬면 재미없으니까 그동안 요가를 하거나 영화 제작과 포근반짝 시즌을 기획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수미 저도 옛날부터 회사에서 반복적인 생활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 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 정도 타협을 한 상태고 지금은
촬영 스튜디오에서 콘셉트 디렉팅을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포근반짝은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걸로 더 유용하게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원래는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될 줄 몰랐는데 진영이가 포토샵도 기깔나게 해주는데 너무 아깝더라고요. 물론 이걸 본업으로 할 수는 없겠지만요.
왜 포근반짝을 본업으로 하진 못하시는 걸까요?
수미 주도적으로 하는 일을 잘 못해요. 혼자서 하면 생각이 너무 넘치고요. 포근반짝은 둘이 같이 해서 중화되는 게 있지만. 저는 같이 일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회사에서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싶은 게 커요.
진영 저도 포근반짝이 본업이 아닌 이유는, 영화를 더 좋아한다는 간단한 이유 때문인 것 같아요.
흥미로운 것 같아요. 저희는 두 분이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두 분 모두 포근반짝을 본업으로 가져갈 계획이 없고, 진영 씨 말씀 들어보면 긴 시간성을 전제하고 운영할 계획이신 가봐요.
진영 저희가 아직 팔로우도 얼마 안 돼요. 주문도 사실 지인들이 많이 하고 있고 그래서 별거 없지만 그래도 수작업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용돈은 되더라고요. 물론 저희 노동비가 포함되지만 아직까진 크게 고려하고 있진 않아요. 재료비처럼 돈을 내는 게 아니니까. 매출이 25만 원 쌓였다면 5만 원의 홍보비를 남겨두고 10만 원씩 가지는 식으로 수익을 나눠요. 나름대로 뿌듯하고 쏠쏠하더라고요. 저희는 포근반짝이 계속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지속적으로 어떻게 제대로 운영할지 계속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는 뭔가를 시작하면 항상 진심이에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돈을 좋아해요. 진짜 부자가 되고 싶거든요. 사실 제가 회사를 안 다니고 싶은 것도 너무 부자가 되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한계가 있잖아요. 요즘 500만원 버는 것도 정말 힘들다잖아요. 근데 저는 그 정도가 아니라 진짜 부자가 되고 싶어요. 콘텐츠는 한 번 터지면 오랫동안 돈을 받잖아요. 포근반짝이 진심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터지기 위해서는 꾸준히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옷과 다르게 저희가 하는 비즈와 뜨개질은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군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언젠가 터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김칫국 마시는 스타일이라서 한 10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취미에서 브랜드로
취미로 시작했던 뜨개질과 비즈공예로 브랜드를 시작하신 거잖아요. 취미로 할 때의 마음과 진심으로 브랜드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일할 때 가지게 되는 차이가 있을까요?
수미 원래는 너무 재미있어서 취미로 비즈를 만들었어요. 지금은 돈을 받고 파는 거니까 취미라고만 말할 수 없죠. 책임감이 생기니까요. 취미로 할 땐 반짝반짝하고 파스텔톤으로 알게 모르게 제 스타일이 반영된 것들이 있었어요. 그렇게 제 취향이 담긴 반지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주고 그랬어요. 그런데 포근반짝 제품을 만들 때는 대중성을 고려하죠. 제 취향은 아니에요. 파는 것과 제 취향은 확실히 차별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제 취향대로 만들어 팔까 고민할 때도 있지만 포근반짝 콘셉트도 있어서 망설이다가 안 하게 되더라고요.
일상과 일이 구분 안되는 어쩔 수 없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빨간색 목걸이 사진이 없다면 ‘오늘 친구 만날 때 목걸이하고 빨간색 원피스 입고 가서 사진 찍어달라고 해야지. ’이런 생각이 문득 들어요. 어디까지가 일인지 알 수가 없고 여기까지만 해야지라고 정하기 어렵더라고요. 블로그 마켓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보니까 나도 진짜 숨 쉬듯이 인스타그램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는 2,3일 열심히 올리다가 잠시 까먹었다가 ‘아 맞다!’ 이렇게 하게 되는데 그러면 안 되겠더라고요.
사업자 내고 네이버 스토어 시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수미 인터넷에 정보도 많고 스마트 스토어 만들기 쉽더라고요. 저도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그냥 바로 열리더라고요. 진영이에게 “내가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다가 열어버렸어!” 하면서 네이버 아이디 새로 만들고 그랬어요. 이전에 해본 적도 없고 전문적인 것도 아니라서 처음에 시작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불안한 상태에서도 시작할 수 있는 게 많잖아요.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하나씩 파는 사람들도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들도 많으니까 새로 생기는 브랜드가 엄청 많은 것 같아요. 곁들이는 느낌으로 도전해 보는 사람들도 많고요.
본인들이 만든 제품이 어떤 사람에게 팔리고 쓰이길 바라나요?
진영 MZ세대요. 저희가 96, 97년 생이어서 M과 Z사이에 있거든요. 저는 항상 Z가 되고 싶은데 Z세대들이 뜨개질이랑 비즈를 훨씬 많이 해요.
수미 Z세대가 기성품보다 독특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고객분들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을 위한 제품을 산다는 느낌을 가지셨으면 해요.